농사이야기/농업경영학교

소규모 귀농인의 성공전략(4)-서산 '소박한 밥상'에서 찾은 미래의 농촌

해바라기요양원 2010. 6. 25. 10:02

저는 '소규모 귀농인의 성공전략(1,2,3)에서 소박한 귀농을 준비하고, 귀농을 하기전에 매월 5만원-10만원의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단골 고객을 100가구 확보해서 이 고객들의 친정집이 되야 한다고 했습니다.

도시에 사는 고객들에게 고향에서 농사짓는 친정부모, 친정오빠, 친정 언니, 동생이  되서 내 가족이 먹을 것이다 생각하고 정성껏 재배한

농산물을 한 보따리씩 싸워 2주에 한번,  한달에 한번 택배로 보내시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고객들은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고, 농가는 일년내내 안정적인 수입(5천만-1억원)을 얻을 수 있으므로 도박같은 농사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고객들에게 고향집 같은 따뜻한 인심을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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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귀농인은 아니지만 소박한 농업을 실천해서 행복하고 보람있는 농업을 하고 있는 농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공부하는 용인시농업기술센터 주관으로 충남 서산에 있는 '소밥한 밥상'이라는 농가를 방문했습니다.(2010.6.22)

 

 

 

이 농가는 30세가 안됐음직한 4째딸이 부모님이 지은 농산물로 이름 그대로 소박한 밥상을 체험객들에게 제공하고 된장, 고추장, 조청, 기타 계절에 맞는 농산물을 인터넷으로 주문받아 판매하는 곳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www.simplefood.co.kr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농가에서는 방문객 1인당 1만5천원 식대로 소박한 시골밥상을 경험해 볼 수 있는데, 식사를 통해 얻는 매출보다 방문객들이 직접 또는

인터넷으로 사는 농산물을 통해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즉, 방문객들이 직접 음식을 먹어보고, 농가를 방문해 주인들 사는 모습을 보고,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해 보고 안심하고 이 농장에서 생산하는 먹거리를 사는 것입니다. 우리팀 여자분들도 뭔가라도 하나씩 사서 왔습니다.ㅎㅎ

 

 대략 전경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서산에서도 한참 들어가는 외진 곳입니다. 아마 몇년전에 이곳은 오지마을에서도 외딴집이었을 것입니다.

부모님은 조그만 땅뙈기에서  5남매 먹여살리고 학교보내느라 허리가 휘청휘청했을 것입니다.

 

 이 가난한 산골 외딴집을 오늘날처럼 만든 사람은 앞에 강사로 나와 있는 아름다운 4째딸이랍니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면서 시골에서

 힘들게 농사짓는 부모님의 농산물을 제값을 받고 팔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인터넷으로 팔게 되었는데 비교적 성과가 있었답니다.

그래서 뜻한 바 있어 학교를 졸업하자 마자(요리 전공) 이 외딴집에 시골밥상집을 차렸답니다. 과연 이 외딴 곳에 누가 올까 고민도 했지만

외할머니부터 이 근방에서는 음식 잘하기로 소문난 집안 내력이 있어서 알을알음 입소문이 나서 번창하기 시작했답니다.

 아마 여러분은 그러면 이 으리으리한 기와집은 무슨 돈으로 지었을까 궁금하실 것입니다. 처음에는 초라한 집이었겠지만 소문이 나다 보니

서산시농업기술센터에시 여러가지로 지원을 해 줬고 이 기와집을 짓는 것도 지원을 해 줬답니다. 물론 충분한 돈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버님이 많은 수고를 하셨다네요....본인은 젊은처자가 이런 일을 한다니 모두 이쁘게 봐줬다는 데... 그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젊은 처자의 솜씨 한 번  보세요. 시골에서 흔히 먹는 쑥떡인데 이렇게 담쟁이 잎으로 모양을 내니 멋있지 않습니까? 

가장 보람있는 일은 '만약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피땀흘려 생산한 농산물을 중간상인에게 한푼 더 받으려고 아쉬운 소리하며 평생 살았을 부모님에게  방문객들이 잘 먹었다고 고생하셨다고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며 자식으로서 마음이 흐믓하다고 합니다. 딸 자식 잘 둔 덕분에 부모님들 고생은 하지만 대접받으며 살지 않습니까? 제 딸도 아빠따라 이렇게 살아보겠다고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젊고 똘똘한 딸이 얘기합니다. '욕심내지 말고 시골인심을 보여주고 정성을 다하라고'..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해 준다고 덜컥 포장지니

택배용기를 이쁘게 만들어 본들 대기업만하겠습니까? 도시사람들이 이쁜 포장보고 농민에게 농산물 사겠습니까? 친정 어머니나 친정오빠

같은 인정을 사는 것이고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를 사는거죠...

 

딸 말씀은 본인이 몇년동안 과일을 사먹는 농가가 있는데 그렇게 사먹어도 배하나 사과하나 더 안주더랍니다.. 마트에 가면 덤으로 주는 것도 많은데.....사람들은 시골인심이 후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시골인심이 더 야박하답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전설의 고향"이 생각이 납니다. 깊은 산골에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이쁜 처녀... 구미호로 알았는데.... 알고보니 하늘이 알아주는 효녀이고

한국 농촌이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똘똘한 처자더라 ㅎㅎ 꼬리가 아홉가지가 아니라 재주가 아홉가지죠

 

 

일본에서는 농업을 6차산업이라고 한답니다. 전통적인 농사(1차)+농산물 가공(2차)+판매/즐거운 체험 놀이(3차)산업이

합쳐진 것이죠. 농가는 농업을 1차로만 생각하지 말고 2차산업과 3차산업의 비중을 높여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예컨대 콩농사 지어서 된장만든다면,  고객들을 초청해서 함께 즐거운 시간도 같이 하고 그분들이 내가 만드는 된장이

 메주+밀가루+된장 맛향 첨가제+화학조미료를 넣은 것이 아닌 믿을 수 있는 식품이라는 것을 알게 하셔야 제값도 받고

나중에 나를 믿고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다른 분들에게 소개를 시켜준다는 것입니다.  

 

 

이 농가의 성공비결을 알고싶으시면 직접 주문을 해보시고..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이런 아름답고 똘똘한 딸을 둔 부모님... 부럽기만 합니다. 우리 딸도 나이들면 이러겠죠 ㅎㅎ 

농민이 존경받고 대접받는 나라를 만듭시다

 

용인해바라기교육농장 (엄마에게는 친정집 처럼 편안하고, 자녀들에게는 외가집 처럼 즐거운 교육농장)

 

PS)내가  몇년마다 한번씩 엉뚱한 일 하겠다는 병이 도저도 말없이 격려해주는 천사같은 집사람과 동행해서 더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