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농업경영학교

농민이 못사는 이유-농사는 도박이다

해바라기요양원 2012. 1. 28. 18:36

이 글은 2010년 7월 20일에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인데...블러그에는 올리지 않아서 다시 올려 봤습니다. 1년 반이 지나 농촌의 현실이 이 글과 같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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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가 도박인 이유는  농사는 비용(비료대, 종자대,농약대, 인건비)은 확정적으로 들어가나 수입은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농가수입은 생산량X판매단가인데.. 생산량은 기후조건에 영향을 받고.. 생산을 잘했다 하더라도 가격폭락 등을 겪는다면  비용은 들어갔는데 수입이 뒷받침이 안되어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어쩌다 한해 대박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봅니다. 한두해 태풍때문에.. 가뭄때문에...우박/서리때문에 피해입으면 그 뒤는 어떻게 되실지 뻔하죠..

 

축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싼 어린소 입식했다 비싼 사료 먹여 키웠더니... 구제역이다.. 과잉생산이다 해서 가격폭락 한번   당하면 들어간 사료비는 줘야는데

소/돼지는 못팔고...ㅠㅠ

 

 공산품은 가격변동이 심하지 않고  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예컨대 현대차 아반테가 내년에 얼마이겠습니까? 지금보다 약간 오르거나 가능성은 적지만

내리거나 할 겁니다. 그러면  아반테 수준의 자동차를 만들 사람들은 그 가격에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할 수 있으면 생산하고 자신없으면 생산을 안할 것입니다.

 

올해 좋은 것은 한접에 8만원 한다는 마늘가격은 내년엔 어찌 될까요? 8만원은 아니지만 4만원은 하겠지 생각하고 왕창 심어도 되겠습니까?

4만원은 커녕 눈물흘리며 갈아 엎어야 하지는 않을까요?

 

한마디로 도박과 비슷하죠. 도박판에서 돈버는 사람은 도박장 주인이죠. 농사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 유일하게 돈   못버는 사람이 바로 농사짓는 사람입니다.

농약팔고 종자팔고 비닐하우스 시설하고 농기계 파는 사람  다 돈법니다.  왜냐하면 비용과 수입이 확실  하니까.  도박장도 근처에서 식당하고 숙박업하고 편의점하고 화투나 카드만들고 파는 사람 다 돈법니다.

도박꾼만 못버는 거죠

 

농부만 불확실한 수입을 바라고 씨를 뿌립니다 ㅠㅠ

귀향해서 편안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농사짓지 마시고 농업관련 사업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을 하시고자 하는 분은 생산(농사짓는 것)에 정열을 쏟지 마시고 판매(어떻게 팔 것인가)를 더 고민하셔야 합니다 

 

 이제와서 농사짓는 것 배워서 평생 농사하신 분 보다 잘할 수 있습니까? 잘 키웠다고 제값받을 수 있습니

 까? 지금 농사짓는 분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유는 농사짓는 것만 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많이 생산해봤자 보조금 들어가서 세금이나 떼어 먹는다고 눈치나 받을 농사를 우직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

 일본에서는 농업이 6차산업이라고 한다고 들으셨을 것입니다. 농산물을 그대로 파는 것(1차산업)이 아니라

 가공해서(2차산업)  직접 다른 체험활동이나 서비스와 접목해서 팔기(3차산업) 때문입니다.

 

 즉, 농사짓는 것이 주업이 아니라 농업관련 제품을  팔기 위해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귀농을 하시는 분들(지금 농사를 짓는 분들도 마찬가지지만)은 농사짓는 법도 배워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정성들여 생산한 농산물을 누구에게 어떻게 제값받고 팔것인지를 고민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억대농부가 늘고있다는 기사를 자주보면 나도 그 사람들처럼 억대농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기사가 난다는 것은 그만큼 억대농부가 희귀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면 순소득(수익-비용)이 억대라는  말이 아나라

총 판매액이 억대라는 것입니다.

 

소를 몇마리 키워야 억대 매출을 하겠습니까? 그 소를 키우기 위해 사료값, 기계. 시설.  토지임차료(또는 상당액의 이자비용), 농부의 노동력을 얼마나

들어갔겠습니까? 딸기 키우려면 난방비. 묘목대, 인건비. 약값...하우스 시설비... 등 얼마나 많은 비용이 투자됐겠습니까?

(물론 언론기사에 난 분들은 그해에는 억대수입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억대 농부를 만들기 위해 정부/농업기술센터에서 많은 보조금을 줬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게 몇해나 지속되겠습니까??)

 

농촌사정 잘 모르는 분들은 .. 조금만 노력하면 억대농부된다는데.. 하며 농민들이 노력안하고 변화하지 않는 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억대 농부 된 분들이 그 아이템(작물/동물 등)으로 그 자리에 오르기 까지 몇번을 말아먹었는지 모를 것입니다. 또 지금은 그렇지만 내년에는 아니

몇개월 심지어 몇일 뒤에  어찌될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비용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매출액으로 생색내려는 언론플레이에 속아 가족의 생활기반인 아파트 팔고/대출받고,, 저금리에 몇년 거치라는 말에 현혹되서

정부자금 융자받아 농사짓고 동물키우면 몇달만에 수익이 날 것 같은 착각... 버리셔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의 축사나 농지가 경매되면 여러분이 들인 시설비는 한 푼도 못 건지고 오히려 철거비용을 부담하거나, 땅주인에게  그냥 줄 수 밖에 없는 피눈물

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귀농을 하신다면 다시한번 사업계획을 꼼꼼하게 점검하시고 정말 자신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셔서

여러분이 원하는 여유로운 삶,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자연의 선물에 감사하는 삶, 소박한 삶을 함께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