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농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장을 담궈 봤어요(2)

해바라기요양원 2011. 4. 17. 19:16

정월장이 맛있다고 해서 지난 2월 20일에 장을 담궈서 양지바른 곳에 놓았더니 장익는 향기가 솔솔 납니다. 오늘은 56일째 드디어 간장과 된장을 나누는 '장 나누기'를

하는 날입니다. 달콤한  향기와 짙은 색이 잘 어우러진 것을 보니 발효가 잘 됐나 봅니다.

 된장을 담을 항아리를 잘 씻어서 말려 놓았습니다. 봄햇살이라 금방 마르네요

'장 나누기'를 돕기 위해서 오늘은 두 분이 오셨습니다. 한분은 집사람 친구로 다년간 장을 담궈오신 용인의 젊은 된장 달인... 다른 한 분은 집사람의 고향 선배님으로

어렸을 때 어머님이 장 담그시는 것을 눈썰미로 익히셨지만 실습은 안해보셔서 기억도 살릴 겸 실습하러 오셨답니다.. 두분 다 만만치 않은 고수들이죠..

 완전 초보인 우리 집사람... 두 고수들의 조언을 들어가며 조심조심 된장을 꺼냅니다.

 물을 적게 부어서 간장은 적다네요.. 물을 많이 부으면 된장의 맛이 간장으로 우려나서 된장의 맛이 떨어진다니... 된장이냐? 간장이냐?를 장 담글 때 선택을 해야 한다

네요.

 죽느냐.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가 아니라 간장이냐 된장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우리는 된장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라는 대로 하다보니 결과적으로 된장을 선택하게

된 거네요 ㅎㅎ

 고추씨 빻은 것을 넣고

 

 메주가루를 넣고 잘 버무립니다

 간장을 부어가며

 열심히 버무립니다.

 이런 날엔 뭔가가 있어야겠다 생각하고 슈퍼에 다녀오는 동안 이렇게 마무리를 지어 놨네요 ㅎㅎ 색이 환상입니다. 된장 담그기의 생명은 메주가 좋아야 하는 것인데

좋은 메주를 구해서 흡족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간도 딱 맞는 답니다.

 수고하신 분들과 점심을 먹습니다... 먹기 전에 찍어야 하는데 깜빡해서 먹다가 찍어서 어수선한 풍경이 그림이 좀 그렇네요ㅠㅠ.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막걸리도 한잔

 했답니다.

 우리집에 핀 홍매화... 용인이지만 시내보다 추운 곳이라 아직 벚꽃은 피지 않고 홍매화만 피었네요...

장 익는 향기.. 홍매화의 향기...이 향기를 사진으로 찍을 수만 있다면 여러분도 이 향기에 취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ㅎㅎ(집사람 친구분의 표현이랍니다 ㅋㅋ)

전 막걸리 두잔에 취해서 낮잠도 잤답니다.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내일은 봄비가 흡족하게 내린다는 데 비가 내리고 나면 농장도 푸른 세상이 될 것 같아요.

 

자신감 충만한 집사람..내년에는 더 많이 담궈서 판매까지 해보자고 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