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하루

용인해바라기농장의 가을(9월)

해바라기요양원 2010. 9. 17. 07:00

 오늘은 오랜만에 부속농장으로 갑니다. 고구마 밭은 풀반 고구마반입니다. 친환경 유기농법 정도가

아니라 자연농법... 사실은 방치농법이라고 하죠. 심어만 놓고 풀 한두번 뽑아주고 끝.. 수확량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연이 주는 만큼만 먹겠다는 게으른 농부의 농사방법입니다.

그러면 고구마는 어떻게 됐을까요.. 과연 달리기나 했을까요??? 하도 궁금해서

(디카를 놓고가서 핸펀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안좋네요)

 줄기가 약한 것을 골라 땅을 파보았더니 제법 굵직한 것이 딱하나 달려있습니다.

 농장에 와서 물에 씻고 조금 깍아 봤더니.. 어때요 간지나지 않습니까? 껍질 색도 이쁘고 속도 노란 것이

참 이쁩니다. 달콤한 호박고구마죠. 어쨌든 처음 수확한 것이니 집에가서 집사람이랑 애들이랑

조금씩 나눠 먹으며 수확의 기쁨을 나눌까 생각을 했는데... 어찌 되었을까요..

 3년 전에 심은 밤나무 중 한 그루에서 이렇게 밤이 달렸네요. 내년이 되면 제법 수확을 할 것 같아요.

고추는 상태가 너무 안좋습니다. 온도도 높고 비까지 많이 와서 안 매운 고추는 다 썩어 버리고 매운 고추만

썩지 않았네요. 너무 맵다 보니 세균이나 해충들도 달려들 엄두가 안나는 것 같아요. 자연이 주는 만큼만

먹어야 하니 이것만도 다행이죠. 이제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니 햇볕에 놔둬도 잘 마를 것 같습니다.

 3주전에 심은 배추는 잘 자라고 있네요. 벌레들이 조금 먹었지만 제법 배추티가 나고 있습니다.

배추값이 비쌀 것 같다는 데.. 팔 것은 없어도 형제들 김장거리는 될 것 같네요.

 

 

 폭죽초입니다. 지난번 잡초 뽑다 이 것까지 실수로 뽑아서 다시 심은 것인데.. 다행히 살아났네요. 아깝지만

다른 가지를 잘라 버렸는데 그 덕분에 나머지가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大를 위해 희생한 小에게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  

 대추열매에 눈이 멀어  그 열매를 그냥 뒀다 가지를 말라 죽인 그 대추나무... 역시 잘 살았습니다.

 가족들하고 나눠 먹으려던 호박고구마.. 見物生心이라고... 한 번 먹었더니 맛이 있습니다.

조금만 더.. 꿀단지 속에 꿀 한 숟가락 몰래 퍼먹다가 결국 다먹은 것 처럼 ... 혼자 다 먹고 말았답니다...

맛있는 것 앞에서는 가족도 뒷전이네요 ㅠㅠ

 하늘에는 상현달이 둥실 떠 있습니다.. 농장에서 자고 싶지만 ...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오늘도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제빵왕 김탁구가 막을 내렸네요..

우리 농장도 팔봉제빵점처럼 아버지 아들 손자손녀까지 대를 잇는 농장이 되었으면 좋겠는데...김일성 같다고

욕먹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