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하루

용인해바라기 교육농장(9월)-1

해바라기요양원 2010. 9. 10. 11:23

 요즘은 계속 비가 내리니 들판의 농작물들이 일조량 부족으로 잘 자라지도 못하고, 습기가 많으니 세균성 질병을 앓고, 흙에

습기가 많으니 뿌리가  썩습니다. 가뜩이나 경기도 안좋은데 농작물까지 이러면 식탁물가가 엄청나게 올라 농민은 농민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고통을 받을 것 같습니다.

 

봄에 심은 사두오이입니다. 딱 하나가 자랐네요. 크기가 대략 1미터 20센티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뱀처럼 생긴 오이라고 해서

사두오이입니다. 좀 징그럽죠. 저도 가장 싫은 동물이 뱀인데...아담과 이브 이야기를 떠나서 대부분의 사람은 뱀을 싫어

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엔 흉년이면 농산물을 중국으로 부터 수입이라도 했는데 중국도 올해 수해가 전국적으로 나서 중국 자체에서 먹기도 부족

하다고 합니다. 쌀을 제외한 식량자급율이 30%로 안되는데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중국산 하면 좀 낮게 생각했는데 올해는 그것

마저 구경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쌀만은  풍년이라 금년에도 몇십만톤이 남으니 보관비와 쌀값차액보전금으로 몇천억이 들어가네 마네 해서

농사를 왜 짓느냐? 그 돈으오 수입해서 먹으면 안되냐? 농촌에 얼마나 돈을 더 쏟아 부어야 하느냐? 하는 비난 여론이

비등했습니다.

 

정부당국자들도 말로는 풍년을 기원한다고 하고 속으로는 풍년이 안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데 지금은 상황으로는 수확량이 많이 

줄 것 같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쌀이라도 남는다는 것은  다행입니다.

 

폭죽초라고 무지 이쁜 꽃입니다. 이것도 딱 한그루  자랐는데 옆에 잡초를 제거하다가 탄력을 받아서 무의식중에 뿌리를 뽑아

버렸습니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했는데 일을 할때마다 생각을 하기 보다는 관행적으로 하는게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다시 심기는 했는데 어찌될지 걱정입니다. 

 

작년에 심은 대추나무에 대추가 열렸습니다. 다른 나무에는 안열렸는데.. 원래 다 따버려야 영영분이 뿌리를 튼튼하게 하고 줄기, 가지도

튼튼하게 자랍니다. 즉 영양분을 영양성장을 하는데 쓰게해야 하는데 아까워서 그냥 놔뒀더니 어느 정도까지 잘 자라다가 갑자기

그쪽 줄기가 시들어 버렸습니다. 아마도 열매에 과도한 영양분을 주다 보니 줄기는 영양분이 부족해서 죽은 것 같습니다.

 

사람도 기초가 튼튼하지 않고 잔재주를 부리면 어느 정도까지는 자라지만 더 이상은 크기가 어려운 것도 마찬가지 원리인 것 같아요.

또 자식에게 가진 모든 것을 올인해서 노후가 염려스러운 부모도 있습니다. 자식이 잘되면 다행이지만 세상이 능력있다고 똑똑하다고

해서 인정받고 잘 나가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더 염려스럽습니다. 

 

다행인 것은 아래 다른 가지는 살아 있어서 재빨리 죽은 가지를 잘라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남은 가지는 잘 살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서 다른 길을 준비해 둬어야 하는 것은 식물이나 사람이나 같은 것 같습니다.

 

 하여간 올해는 농작물 수확량이 줄어서 전 국민이 다이어트 하는 해가 될 것 같습니다. 농업에 몸담은 저로서는 안타까은 일이지만

그래도 조금 위안이 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농업이 중요하고 농사짓는 사람이 멸시당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인정받는 계기가 되는 것

입니다.. 그동안 농사짓는 지인이 고구마 하나라도 보내면 '뭘 이런 흔한 것을'이라고 생각했다면 앞으로는 "이 귀한 것을'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면 조그만 위안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