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하던 호박줄기가 어제 내린 서리로 하루만에 얼어 죽었습니다.
"된서리를 맞았다'는 말이 있는데 위력이 이렇게 대단하네요.
지난번 내 딴에는 딴다고 땄는데 무성했던 호박잎이 시들자 여기저기
숨어있던 호박들이 나타났습니다.
호박줄기가 이렇게 튼실하니 3개만 심었는데도 꽤 많은 호박이
열렸습니다. 아마 땅이 좋아서 그런가 봅니다. 쌓인 나뭇잎이 썩기를
15년이 되어서 원래 흙성분은 찾기 힘들고 모두 부엽토입니다.
거름 한 번 비료 한 번 안줬는데 이렇게 잘 자랍니다.
죽은 호박줄기가 보기 흉해서 걷어내다 보니 헉 이것은 뭔가요.
꽃뱀이 보여서 이것이 장남감인가 진짜 뱀인가 조심조심 살펴봤더니
진짜 뱀이 죽어 있네요..무서워라 ㅠㅠ
혹시 독있는 뱀은 아닌가요? 썩지 않고 말라있는 것을 보니 최근에
죽은 것 같은데 죽은 이유를 밝힐려면 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안죽였어요 ㅠㅠ
두어시간 정리하니 많이 깔끔해졌습니다.
호박줄기 걷은 상으로 거둔 호박들입니다. 이삭줍기 재미가 꽤
쏠쏠합니다. 며칠전에 딴 호박에 못지않게 많이 땄네요.. 그 때
눈은 어디에 달고 다녔길래 이렇게 많이 못땄는지 .. 쯧쯧..
제가 덜렁대서가 아니라 호박들이 특전사나 출신이어서 잘 숨었겠죠
이 호박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난감합니다. 친한 블러거님이 달아준
호박고지 만들면 좋겠다는 댓글이 생각나서 난생처음 시작해보기로
합니다... 남자는 여자말만 잘 들으면 되는데 꼭 반대로 해서 탈이나죠
ㅋㅋ. 한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뭐 잘 마르게 적당한 두께로 대충 자르면 되지 않겠습니까 ㅎㅎ
그까이거...
이렇게 큰 호박은 속이 딱딱하거나 비어있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너무 부드럽습니다. 또 자른 면에 생긴 기하학적인 무늬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디카를 가져왔으면 여러분에게도 보여드릴텐데
아쉽습니다 ㅠㅠ
적당한 두께가로 일정하게 잘라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두껍고 얇고
중간에 삐져 나오고.. 난리도 아니더니 몇번하니 숙달이 되어 갑니다.
이 정도면 훌륭한 것 아닙니까 ㅎㅎ
방이 호박으로 가득 찼습니다, 세시간 걸려 다했나 했더니 또 있네요 ㅎㅎ
다시 한시간 후... 방안이 호박으로 가득찼습니다. 호박의 풋풋한
향기가 상큼합니다. 호박들이 모여서 세미나를 하고 있네요.
세계 최초의 호박들의 세미나...기네스북감입니다.
무지비한 칼 끝에서 겨우 목숨을 구한 호박들입니다. 애호박들이라
요리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남겨 두었습니다.
옆에 칼이 있으니 무섭겠죠.. 주인님 제발 저 칼 좀 치워주세요 ㅠㅠ
이제 잘 말리기만 하면 유기농을 넘어선 자연농 호박고지가 탄생할
것입니다. ㅎㅎ 이만하면 방치농법도 괜찮지 않나요??
---------------------------------------------------------------------------
썰렁한 유머....................
제비와 꽃뱀이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이 제비에게 '당신 직업이 뭐냐'고 물었더니
제비 왈 '고추장사입니다'
어이가 없어진 경찰.. 이번엔 '꽃뱀'에게 당신은 직업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꽃뱀 왈.......
'조그만 구멍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농장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인해바라기농장의 늦가을(11월)-2(무청시래기만들기) (0) | 2010.11.25 |
---|---|
용인해바라기농장의 늦가을(11월)-1 (0) | 2010.11.08 |
8년만의 10월 한파에 무를 뽑다 (0) | 2010.10.26 |
우리 부모님은 우렁각시와 우렁신랑입니다 (0) | 2010.10.25 |
해바라기농장의 10월-1 (0) | 2010.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