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하루

우리 부모님은 우렁각시와 우렁신랑입니다

해바라기요양원 2010. 10. 25. 20:12

 손님들이 우리 농장을 찾아올 때 간판이 없어서 불편하다는 얘기가 있던차라 지난 토요일에

조그많게 안내간판을 설치했습니다. 어디 보이나요? 숨은그림 찾기 같네요. ㅎㅎ

맨 왼쪽에 작은 간판이 농장간판입니다. 요란스런 간판을 붙이기도 뭐해서 조그많게

달았는데 잘 보일지 모르겠네요.  처음에는 100 M 직진 이렇게 붙였는데.. 설치를 하려고

걸어보니 100M는 훨씬 넘는 것 같습니다. 차로만 다니는지라 가깝게 느껴진 것 같아요

할 수없이 매직으로 1자를 2자로 급수정했답니다

 우리 마을(아래 한터)입구입니다. 저 길로 직진하면 우리집이 나오죠

 집 앞에도 똑같은 간판을 달았답니다. 먼 나중에 돈많이 벌면 크게 달아야겠습니다.ㅎㅎ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습니다  밭에 와서 고구마 캐신다고 하네요. 내일부터 영하로 내려

간다니 캐는 만큼만 캐보자고 오셨답니다. 이리저리 일보고 달려 갔더니 벌써 이만큼이나

혼자 캐셨네요..

 아직 안 캔 곳은 잡초반 고구마 줄기 반입니다. 잡초는 죽고 고구마 줄기만 살아 있네요.

 수량은 많지 않지만 맛은 있게 생겼습니다. 자연농법 아니 방치농법이니 이 정도의

수확도 고마울 뿐입니다.. 해 준 것도 없는데 ㅎㅎ

 우리집 우렁각시는 부모님이랍니다. 서울사시면서도 일주일에 한번은 꼭 내려 오셔서

일을 하시고 가시는데 자식 귀찮게 할까봐 연락도 없이 오셔서 일만하고 가시니

우렁각시 맞죠? ㅎㅎ

 이건 우리 가족들 먹을 것이니 선별하지 않고 상자에 넣어서 창고에 쌓아 둡니다. 판매할

것이면 크기별로 상태별로 분류를 해야 하는데 집에서 먹는 것이니 그냥 먹는 것이죠

 밭에서 다시 농장으로 옵니다 이번에는 호박을 따야 합니다. 한 여름에는 덥고 습기가 많아

호박은 열리지 않고 줄기만 무성했는데 찬바람이 나니 종족보존을 위해서 열심히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달려 정신이 없네요. 무성한 잎사이에 숨어있어서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영하로 온도가 내려가면 호박줄기도 죽고 호박도 얼어버릴 염려가 있어서 아쉽지만

이제 따줘야 한답니다. 늙은 호박이 더 좋은데 ㅠㅠ 이젠 늦었답니다.

 쌍동이가 두쌍이나.... 대박입니다 ㅎㅎ

 보호색을 띄고 있어 잎사이로 찾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잘 보이는 이유는 사진촬영을

위해서 호박을 가린 잎들을 제거했기 때문이랍니다.

 저 호박은 둥그스레한 것이 다른 호박들과 종이 다른 가 봅니다.

 오늘 딴 호박을 볼까요.. 수레에 가득찼습니다. ㅎㅎ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 또 있네요

 지난 여름에 딴 늙은 호박들 입니다.  오늘 딴 젊은 호박이 35개

지난번 딴 늙은호박 4개 이번에 딴 늙은 호박 4개.. 그동안 따먹은 호박 10여개

 

봄에 호박모종 2개인가 3개인가 심었더니(모종 하나에 2천원씩 줬나요?? 기억이 안나네요

ㅠㅠ) 어쨌든 대박은 대박입니다.. 이 호박들이 여름에 열렸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ㅎㅎ

 얼음이 얼고 서리가 내리면 특히 무우는얼어버릴 염려가 있기 때문에 따뜻하게 해줘야

한답니다. 아버지가 열심히 보온작업을 하십니다. 그동안 정성을 들여 키우셨는데 마지막에

피해를 입는다면 슬픈일이겠죠.

 올해는 4월말까지 눈이 내리더니 10월말에 한파가 밀려오고... 농사지을 날이 몇달 되지

 않네요. 게다가 비까지 많이 내려 일조량이 부족하니 열매들도 많이 열리지 못하고..

하여간 최악의 해인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이렇게 단단히 채비를 해 놓았으니 내일 한파가 밀려와도 든든합니다.

우리 부모님 우렁각시와 우렁신랑 맞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