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진도농장의 고구마를 캐러왔습니다. 용인만해도 며칠동안 이상한파로 내린 서리 때문에 꽃들이 다 얼어버렸는데 함평휴게소의 꽃들은 생생하더니

해남 진도는 한파가 오지 않은 모습입니다. 고구마밭은 고구마 순보다 풀이 더 많은 모습입니다. 자연농법 아니 방치농법이라지만 이래서 고구마가 있기는

한가요

 고구마 줄기도 다 시들어 말라버렸네요. 올해는 비도 많이오고 더워서 고구마 농사도 잘 안됐답니다. 진도에서 목포가는 길에 해남 산이면 삼거리가 있는데 이곳에는

길가에서 고구마 파는 곳이 세개 있습니다. 오면서 보니 세 군데중 한개만 장사를 하고 나머지 두개는 문을 닫았습니다. 이곳에서 팔 정도의 고구마가 없다는

것이겠죠

 아침 11시 부터 4시까지 고구마순을 제거를 했습니다. 혼자해도 시간가는 줄을 모르겠네요.. 허리에 통증이 있었는데 여기 오기전에 일 못할까 걱정되서 병원엘

갔습니다. 의사 말씀이 디스크가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네요.. 난생 처음 CT촬영을 했습니다. TV에서 볼때는 무서웠는데 막상 들어가니 아무렇지 않게

느껴집니다. 기계소리가 시끄러운데 졸리네요.. 나이드니 몸속의 부속품들도 고장이 나나 봅니다 .. 주사맞고 약 며칠 먹어보자고 해서 약을 먹었는데 다행히

약발이 잘 받는지 허리가 안아퍼 일을 할 수 있네요.. 5시간 동안 한 150평 뽑은 것 같습니다. 쉬지 않고 열심히 했죠

 일하며 보니 고라니 한마리가 도망갑니다. 통통하게 살찐 놈이... 맛잇게 생겼네요.. 내 고구마도 많이 먹었을텐데 확 잡아먹어 버릴까요 ㅋㅋ

 고구마 줄기를 뽑으니 성질급한 고구마가 딸려 나옵니다. 크고 작고, 잘생기고 못생기고, 상처나고 멀쩡하고... 각양각색입니다.

 월요일에는 집사람에게 샘플을 보내서 검수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맛이 없다고 판정이 되면 ㅠㅠ 생산자 표시가 없는 상자에 넣어 경매시장으로 가야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는 팔 수가 없죠 ㅠㅠ 아무리 유기농이고 자연농이라도 맛없는 것은 용서가 안됩니다.

일하는 동안 두 통화의 전화가 왔습니다. 한통화는 친한 선배... 골프 한 번 하자는데...허리아프다는 핑계로 2년동안 연습 안했지만 ..그래 갑시다 ㅎㅎ

갑자기 개그콘서트 봉숭아 학당의 '왕년에 '씨가 생각납니다.

'내가 말이야 왕년에 어마어마 했거든~!"로 시작하는 왕년에의 개그

"우럭을 회를 쳤는데도 아가미를 뻐끔뻐끔하면서 계속 버티는거야..조금이라도 살아서 내 이야기 더 듣겠다고~~!"

다른 한통은 전에 말한 해남 고구마가게 3군데중 제게 고구마 모종파신 분...팔기 힘들면 대신 팔아주신다는 데... 팔 만큼 고구마가 수확될지 걱정입니다.

하여간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이네요.양이 얼마나 될지.. 값은 얼마를 받아야 할지..

어쨋든 도와주겠다는 반가운 전화 두통입니다.. 오늘은 좋은 날인가 봅니다.

 일을 마치고 오다가 차길에 무언가를 널어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조를 말리고 있네요.. 조밥 맛있죠..곡식말릴 장소를 찾기도 힘들고 또 이렇게 길에 놓아두면 차량들이 밟아주어 털기가 훨씬 편해서 일손을 줄여

준답니다.

길을 가다 이런게 있으면 피하려 하지 마시고 사정없이 두세번 왔다갔다 해주세요 ㅋㅋ 여에서 보니 주인 눈치 보며 살살 다니는 데 그러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이 옆에 동네분들이 앉아 계시길래  한바탕 수다를 떨었습니다. 동네에서  제가 제일 어리다네요.. 이렇게 인사도 나누고..농번기에만 농사짓고 겨울에는 광주집에

계시는 분도 계시고.. 같이 (집사람 있는) 홀애비니 비어있는 방을 내주겠다네요 ㅎㅎ

모래부터 고구마 캐는 것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고군분투했는데 내년부터는 농사가 좀 수월할 것 같네요.

 뭐 고구마 농사지어 적자가 예상되지만 많이 배울 수 있던 한해였습니다. 동네분들은 우리도 적자니 의기소침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올해는 벼농사도 콩농사도

제대로 된 게 없답니다 ㅠㅠ 오는길에 녹진 전망대에 들렸습니다. 그동안 석양은 구경을 못했는데 해가 빨리 지니 이런 기회도 있네요

똑딱이 디카라 사징이 아름답지 않네요

 바람이 많이 붑니다. 덜덜 떨려요 ㅠㅠ

좌측방향... 건너편 불 보이는 곳은  해남 동외리.. 거북배 타는 곳이죠

 우측방향...전라 우수영 관광지입니다.

 

 

 내일은 목포에서 남자인부 2명 구해서 고구마줄기도 정리하고 잡초도 제거해야 합니다. 오늘은 목포에서 잡니다..

 

  

 진도대교....이곳은 이순신 장군이 빠른 조류의 흐름을 적절하게 이용해서 단 13척의 군함으로 왜군 133척을 물리친 역사의 현장이랍니다.

 명량대첩지 안내판이 약간은 초라하게 설치되어 있네요... 이 안내판은 도나 군에서 설치한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설치한

 것이랍니다.

 얼마나 조류가 빠른지 보려고 아래로 내려가 봤습니다.

 

 현기증이 날 듯 빠릅니다. 바닷물 흐르는 소리도 굉장해요

 

 기록에 의하면 오전 열한시에는 여수방향에서 빠르게 조류가 밀려오다가 한시가 되자 조류의 방향이 반대로 바뀌어서 일본군함들은 서로 부뒺히고 엉켜서 일대 혼란이 일어났고 이 틈을 타서 조선군은 우수한 화포를 퍼부어 대서 승리를 거뒀다고 하네요. 정말 조류의 흐름이 바뀌는지 궁금해서 확인을 해 봤답니다.

 

오전 10시경의 울둘목... 어찌나 조류가 빠르게 흐르는지 굉음이 납니다. 사람이 젓는 노(櫓)만으로 이런 물길에서 배를 항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그냥 흐름에 따라갈 수 밖에 없을 듯

 

 

진짜 조류의 흐름이 하루에 4번 바뀌는지 확인해 보려고 오후 7시경에 다시 갔습니다. 결과는?

 

 지금은 조류가 교차하고 있는 듯합니다 소용돌이가 이네요.. 겉으로 보기에는 잔잔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격량이 일 듯..

이 소용돌이 속에서 일본군들이 서로 부딪히고 뒤뚱대는 모습니 보이는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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