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진도 자연의 선물농장

S라인 몸짱 진도호박고구마

해바라기요양원 2010. 9. 21. 12:17

 진도 호박고구마 농장입니다. 심어놓고 세달이 지났더니 역시 풀반 고구마잎 반입니다. 아무리 자연농법 아니 방치농법이지만 이래서야

뭐가 자랄까요???  고구마들이 저희들끼리 수군수군거립니다...

야! 저 주인이라는 작자 좀 봐라.. 지가 우리한테 뭐 해준게 있다고 때되면

나타나냐? 비료를 한번 줘 봤어, 벌레들에게 시달릴 때 농약을 한 번 쳐 줬어... 이 외진 곳에 심어만 놓고 내몰라라 방치하고

저 혼자 도회지에서 호의호식하다가 때되니 뭐 생긴 것 없나 나타나는 저 철면피를 봐라''

 

울컥 화를 냅니다. ' 야!.. 고구마들.. 뒷담화하지 마라.... 내가 너희들 말 못들을 줄 알지만 다 들린다'

 

그래도 풀보다는 고구마잎이 더 많아 보입니다.

온 들판의 벌레들이 우리 밭으로 다 모였습니다.. 사실 근처에서 농약 안하는 곳은 우리밭 뿐이니 벌레들도 우리밭으로 다 모여듭니다.

잎에서 광합성 작용이 일어나 포도당이 생성되서 뿌리에 전분형태로 저장이 돼야  맛있는 고구마가 생기는데 이 정도로 심하게 잎을

갉아 먹으면 잎에서 공장가동율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뿌리가 제대로 자라기 힘들죠

 사마귀... 징그럽지만 농부 입장에서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랍니다. 육식성이라 벌레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포식자..

거미와 함께 벌레들의 천적입니다..

 

이스람교에서는 창시자 마호멧이 적들의 추격을 받아 도망을 가다가 동굴안에 숨었는데 마침 거미가 나타나 동굴입구에 거미줄을 쳤답니다.

추격하던 적군들이 동굴 입구에 있는 거미줄을 보고 여기엔 사람이 숨은 흔적이 없다고 생각해 그냥 가는 바람에 목숨을 구해서 거미를

귀하게 여긴다는 데... 저는 거미줄이 얼굴에 붙는 것은 싫지만 농사에는 꼭 필요합니다.

 비닐멀칭을 한 고구마 밭에는 다행히 잡초가 거의 보이지 않네요

 호박고구마 잎이 이쁩니다.. 우리 아파트앞 슈퍼 아저씨는 고구마순 잘라다 팔면 좋을텐데...하시는데 ...인건비가 더 들겠죠.

이렇게 방치농법으로 키웠으면 더 비싸게 받아야 하는데...

 비닐멀칭을 한 고구마 뿌리를 캐 봤는데,,, 아직 하나도 달리지 않았네요 ㅠㅠ . 날씨 덥고 비많이 오니 줄기만 엄청 웃자라서 덩치만

키울 줄 알지 열매 달릴 생각은 안하네요.. 호박하고 똑 같은 놈들입니다 .u----ccc

 이건 아니잖아... 마음이 다급해 허겁지겁 다른 것을 파봅니다.  가끔 크게 자란 것도 보입니다. 색깔만큼은 명품이네요

 다행하 하나 둘씩 달리고 있네요.. 한달 뒤에나 캘 것이니 그때는 좀 많이 크기를 기대해 봅니다.

 밭 옆에 농부들이 만든 조그만 우물...마시기는 힘들겠지만 손씻고.. 허드렛물로 쓰기는 좋겠네요

 집사람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여기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뭐하고 있냐?고 하네요.. 야! 여긴 땡볕이라 땀이 억수같이 쏟아 지거든.

그 비가 내 땀이다..속으로만 말합니다 ㅎㅎ.. 힘이 들어 조금 쉴려고 자리를 찾았더니 둠벙옆에 조그만 그늘이 보입니다.

 생수병을 베고 누웠더니 하늘이 참 이쁘네요.. 죽어서 산에 홀로 묻혀 있으면 참 무섭겠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누우니 편안합니다.

시원한 바람, 새소리,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 파란하늘, 둥실 떠가는 구름, 풀향기...아름답습니다. 죽으면 화장해서 납골당으로

보내달라고 할렸더니 다시 마음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수목장으로..이렇게 나무 아래 누워있고 싶네요

 오전에 비닐 멀칭 안한 순수 방치농법으로 키운 고구마.. 귀엽습니다. 

 오후에 캔 비닐멀칭해서 키운 고구마...흙이 약간 달라서 그런지 예쁜 색이 안나네요.

 작은 놈을 골라 물로 씻어 사진을 짝어 봅니다.... 아직은 너무 어리지만 한닿 후에는 뽀샤시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엔 요것만 주인장이

먹습니다. 다른 것은 추석날 조상님에게 올려야 합니다. 작지만 맛있네요. 꿀꺽...

 

 

 

 이건 뭘까요.. 사탕???  좀약이랍니다?? 용도는?? 이걸 밭에 뿌려두면 멧돼지나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이 나타나지 않는 답니다.

퀴즈,,,야생동물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은??? 호랑이..지금은 호랑이가 없으니 사람이죠... 겁많은 야생동물들은 사람을 제일 무서워한답니다.

이런 것을 뿌려두면 처음맡는 냄새라 두려워서 근처에 얼씬도 안한다네요. 예전에 올무나 덪으로 야생동물을 사냥할 때 사람냄새가 나면

 피하기 때문에 살짝 불로 그을려서 설치했던 것에서 힌트를 얻은 방법인데 의외로 효과가 있답니다. 물론 값도 싸고요.

게으른 농부는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랍니다. ㅎㅎ

 농부의 신발...몇달동안 고생만 같이했죠. 아래 무릎보호대는 불편할 것 같아 착용을 안했는데 해보니 편리한 점이 많더라구요.

안전에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도 바지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해서 움직이기 편합니다. D라인이라 일하다가 흘러내리는 바지

올리는 것이 더 바뻤는데 ㅎㅎ

 늦여름의 들판은 평화롭습니다. 멀리 농부들이 밭일 하느라 바쁩니다.

마지막으로 고구마들에게 한마디 합니다.

야. 너희들 내 욕 많이 하겠지만..나도 너희들 잡초와 다투고 벌레들에게 시달리는 것 보면 안쓰러워서 확 농약 뿌려버릴까 하는 생각이

한두번 드는 것 아니거든..하지만 너희들이 이런 작은 시련은 견뎌야 사람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명품고구마가 되는거야.

나도 고구마 몇 상자 더 캐면 당장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겠지만 내 자손 대대로 물려주고 싶은 명풍농장하고 바꾸고 싶진 않거든.

그러니 찍소리 하지 말고 힘들어도 견뎌봐.. 이제 한달 남았잖아

우리 농장은 두더쥐, 굼뱅이, 지렁이, 거미, 사마귀가 일꾼입니다..이런 광고가 있던데... 우리 농장은 과장이 아니라 정말입니다 ㅎㅎ

고구마가 몸에 좋은 것은 다 아시리라 믿습니다.

고구마 참 좋은데.. 직접 말하기도 어렵고...가 아니라.. 직접 말할 수 있습니다. 고구마 많이 드시면 남자는 몸짱, 여자는 S라인입니다,

그러는 주인장은? 아까워서 못먹어  D라인이죠

이제 방치농법으로 무공해로 키운 고구마 한달후에 캐러 갑니다

과연 결과는????

 

추석에 제사상에 올릴 요리하려고 씻어 놓은 햇고구마.. 아직은 작지만 맛은 좋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