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진도 자연의 선물농장

농민이 쌀농사에 목을 매는 이유

해바라기요양원 2010. 7. 19. 21:18

 한달만에 찾은 진도농장..심고 나서는 마른장마... 지난주엔 폭우로 어찌됐나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이렇게 뿌리를

내렸네요. 한달 정도 늦게 심어 아직 발육상태가 더디지만 두달반동안 쑥쑥 자랄 것입니다, 대견스럽네요

 요즘 쌀이 남아  가격이 폭락해서 농민들도 걱정이 많고 이 쌀을 처리해줘야 하는 농협이나 정부나 고민이 많습니다.

정부 당국자들도 말로는 풍년이 들면 좋겠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풍년이 들까봐 걱정이랍니다.

 

 농촌을 살리는데 몇십조가 들어갔네, 쌀 농사 보조금으로 몇천억이 소요되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사람들이 쉽게 하는

 말은 왜 농민들은 쌀에 목을 매는지 모르겠다. 다른 것 심으면 되지 않냐 합니다

 정부도 논을 밭으로 전용하라고 권장하고 다른 작물 심으면 보조금 주겠다고 합니다.

 농민들이 벼농사를 하는 이유는 첫째, 부족한 농촌 인력에 그나마 가장 기계화가 잘 돼있어 일손이  적게 들어가는게

 벼농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도 큰 이유는 벼농사를 지으면 싸건 비싸건 팔 수가 있는데 즉, 돈을 만질 수가 있는데

 다른 것을 심으면 싸게 팔려고 해도 팔기는 커녕 썩혀 버려 한푼도 건질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 고구마 심는 것을 도와준 할머니들이 또 걱정을 합니다. 작년에 저 앞 동네 사람도 고구마 심었다가 못팔아서 폭싹

썩혀 버렸는데....잘 알아서 하시겠지만.... 말을 흐립니다.

 농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뙤약볕 아래서 일사병 걸려가며 농사짓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힘들게 생산한

 농산물을 썩혀 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농민들 보고 다른 작물 심어라  하기에 앞서서 다른 작물을 어떻게 팔아줄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 봐야죠.

(물론 어떤 분들은 농민들이 알아서 팔아야지 그걸 나라에서 어떻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의 연세가 60대가 청년입니다. 뙤약볕 아래서 해뜨기 전부터 일하고 해떨어지면 집에 와서 쓰러져

주무시기 바쁩니다. 그렇게 살아도 종자대 비료대 농약대 자재대 농기계값 갚으면 적자라서 농협에

7%가 넘는 고리내며 논밭 저당잡혀 삽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쌀이 남아 돌아 어떻게 처치하느냐 고민할 때가 행복한 것 같습니다. 만약 쌀이 부족하다면

...그때는 상상하기 힘들겠죠?... 빵 먹으면 되지... 마리 앙트와네트 같은 발상입니다.

 

오늘같은 삼복 더위에도 들판에 나와 풀뽑고 농약치고 물고랑 손보고... 하시는 분들의 연세가 60-80대 입니다.

이분들이 은퇴하시면 아나라 농업은 어찌될지, 농산물가격은 어찌될지 걱정이 됩니다. 작년에 중국에서 마늘가격이 폭등

했다더니 우리나라도 평년에 마늘 한접에 1만5천 -2만원 하던 것이 8만원까지 한답니다 ㅠㅠ

 

쌀 남는다고 고민하지 마시고 쌀 남는 동안 만이라도 풍요로움을 즐기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