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하루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 봄 가뭄에는 우산장수 아들의 장사가 잘되기를....

해바라기요양원 2012. 5. 29. 19:47

요즘 봄가뭄이 심합니다. 북한 서해안 지방은 50년만의 가뭄이라 큰 피해가 예상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용인도 50년만인지는 모르겠지만 봄가뭄이 심하네요.

큰 농사 하시는 분들은 농사용 우물을 뚫어 스프링클러과 물을 주겠지만 작은 농사를 하는 사람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하늘만 쳐다보는 수 밖에 없네요.  

미루고 미루다가 5월 24일에는 퇴비 뿌리기를 합니다.

 

 오늘 도와주신 분은 멀리 우즈베키스탄에서 오신 고려인이시네요. 핏줄은 고려인이지만 모습은 약간 다르고 우리말도 전혀 몰라서 한국에 와서

배웠답니다. 한국에 온지 한달 반됐다는데 그런대로 간단한 말은 알아 듣네요.. 친구가 불러서 오게 됐다는데 참 용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도 모르고 별다른 기술도 없이 오직 몸하나만 믿고 이 먼 이역에 와서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할까요.

농사일이라고는 어렸을 때 잠시 도와주기만 했다는데 ..일은 서툴지만 참 열심히 합니다.

 

한편에서는 집을 짓고 한편에서는 농사를 지어야 하니 '우산장수와 짚신장수'아들을 둔 어르신 얘기가 생각납니다.

비가오면 짚신 안팔릴까 짚신장수 아들을 걱정하고, 날씨가 좋으면 우산이 안팔릴까 우산장수 아들을 걱정하는....

비가 안오니 집짓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농사에는 비가 필요하고...

비가 오면 집짓는 데 방해가 되고....

하지만 지금처럼 가뭄이 계속되면  농산물 가격이 폭등할게 뻔하니 집짓는 일정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며칠은 비가 시원하게 오면 좋겠네요.

 하루를 꼬박 우즈베키스탄 아저씨와 퇴비 뿌리기등 준비를 하고 이튼날은 동네분이 트랙터로 로터리를 쳐 주셨습니다.

문제는 비가 잘 빠지게 두둑을만들어 줘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이 아저씨는 배토기(트랙터 뒤에 달아 두둑을 만드는 장비)가 없다네요.ㅠㅠ

작년에는 다른 밭이 있는  동네 분에게 부탁을 해서 하룻만에 말끔하게 했는데, 여러가지 사정상 동네분 놔두고 다른 분에게 부탁하기도 힘들고 ㅠㅠ

 

 결국 손으로 할 수 밖에 없네요. 셋째날은 중국에서 오신 분 2분, 넷째날은 한국분 2분 총 4분이 동원되서 오직 삽과 괭이로 두둑을 만들고 비닐을 씌웁니다.

 땡볕에 하루종일 밭을을 하는 것은 전쟁이네요.

 올해 심을 품목은 땅콩입니다. 땅콩을 심기에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땅콩은 평균 경작기간이 120일-150일이랍니다.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 사이에는

심어야 한다네요) 시장에 내다 팔게 아니면 지금 심어도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심기로 했습니다,...종로 5가에 있는 종묘사에 가서  사왔답니다.

요 한봉다리에 35,000원씩 105,000원인데 멀리왔다고 차비 10,000원 빼주네요.

 하루밤 물에 담궈 놓았더니 벌써 입을 벌리네요.. 이번에 못심으면 싹한번 못틔어보고 운명을 달리할 땅콩들이 얼마나 살아 남기를 기다렸을까요.

지금 땅콩 심을 사람은 거의 없으니 이 땅콩들은 행운땅콩들이네요.

 다섯째날(5월 28일)...전날밤 드디어 한차례 소나기가 내렸어요. 전날까지 먼지만 날리더니 약간 촉촉합니다.

 요걸로 비닐에 구멍을 뚫었어요

 잘 누르면 저 동그란 비닐이 안으로 쏙 들어가는 데 아직 실력이 부족합니다.

 오후에는 천등소리와 함께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비맞으며 일하니 시원한게 땡볕보다 훨씬 좋네요... 천둥소리에 벼락이 떨어질까  좀 무섭기는 하지만

'나만큼 착하게 산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그냥 일을 합니다

(사실 농촌에서 일하다 벼락맞는 일이 종종 있는데...이건 큰 죄를 지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아시죠?

벼락맞을 놈 이라는 욕설도 있는데 사실 벼락 맞을 놈은 벼락 맞을 일이 없고... 오히려 순박한 사람들이 논밭에서 일만하다 벼락맞고... 오해까지 받으니

억울하죠 ㅠㅠ)

 밭일 나갔다가 소나기가 오는 바람에 집으로 돌아오던 옆집 할머니가 들렸다가 제 일을 도와 주셨답니다. 저는 구멍내고...땅콩 넣고,,,할머니는 구멍을 메워 주시고..

 이 구멍마다 땅콩이 쑥쑥 나왔으면 좋겠네요. ㅎㅎ

 많지는 않지만 한줄기 소나기가 쏟아져 시원합니다. 흐믓합니다.

 요것은 새로 장만한 농기구..파종기입니다. 각종씨를 뿌리는데 쪼그려 뿌리는게 아니고 이걸 이용하면 서서 할 수 있어 능률적이고..나중에 솎아내기를

하는 수고도 많이 줄일 수 있답니다. 지난번 비닐친 밭에 참깨씨를 뿌려 봤어요.

 손잡이를 누르면 구멍이 뚫리면서 씨앗이 비닐속으로 쏙 들어간답니다. ㅎㅎ

 제법 비싼 가격이라 (85,000원) 살까 말까 망설였는데 사용해 보니 아주 좋네요..한가지 아쉬운 점은 땅콩처럼 큰 것은 안된다는 것....

세두럭을 심었는데 한시간이면 끝나네요. 씨앗도 절약되고요.... 이제 싹이 나오는 것만 잘 됐으면 좋겠네요.

 

 

장장 10여일에 걸친 전쟁같은 봄농사가 끝나가고 있어요.

이제 고구마 350평만 심으면 되는데 오늘 주문했으니 이번 토/일요일에 심으면 될 것 같아요.

고구마심기는 작년에 고구마 심는 신병기(?)를 장만했으니 금년에는 훨씬 쉽게 심을 수 있을 것 같네요 ㅎㅎ

내일(수) 모래(목) 비가 온다는데 이왕 오는 것 많이 내려서 가뭄이 싹 해소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감자 1 Kg 가락동 경매가가 6천원 가까이 하던데...농사가 안되면 물가가 올라 전 국민이 힘들어지니...

당분간은 우산장수 아들이 장사가 잘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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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해바라기요양원(2012년 6월 개원 예정)

 

용인해바라기체험농장에 있는 노인요양원(정원 9명 이하의 가정형)입니다.


용인 IC에서 7분거리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여 자녀분들이 어르신을 자주 찾아뵐 수 있으며
상수원보호구역에 위치하여 고향집같이 편안하며 조용한 전원생활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1인실, 2인실. 부부실, 3인실이 있습니다.

 

용인해바라기요양원은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을 방문하는 것처럼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곳으로
1) 가족들과 텃밭을 가꿀 수 있으며
2) 향후  가족들이 어르신과 주무시며 놀 수 있도록 방갈로도 대여해 드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