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하루

딸 시집 보내는 마음으로 고구마 시집 보냈어요-겨울나기 준비합니다.

해바라기요양원 2011. 11. 16. 22:30

고구마캐기 체험을 마치고 나서 남은 고구마를 캐 상자에 넣어보니 상품성있는 고구마는 30여 상자 밖에 안되네요.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곳에서 도와준  고마운 분. 친지들에게 먼저 보내 드리려고 그중에 11상자를 포장해 택배로 보냅니다. 예약받은 고구마가 10여상자 되니

이제 남은 고구마는 10여상자...이게 기쁜 일인가요? 왠지 서운하네요 ㅎㅎ

나름 크고 좋은 것이라고 선별했는데 땅속에서 자라는 것이라 크기도 일정치 않고 호박고구마 속에 가끔 밤고구마도 섞여 있네요. 고구마를 보내는 마음은

딸 시집 보내는 것 같아요. 나름 정성을 들여 키웠지만 받는 분 입장에서는 흔하디 흔한 게 고구마이니 부족한 것이 있을 것 같아요.

가서 구박이나 받지 았을까..말 못하는게 얼나마 서러울까.. 예전에 딸 시집 보내는 부모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지금은....뭐라고 구박하면 당장 보따리 싸서 와라(쫒아 내 버려라)...이러고 싶어요 ㅎㅎ

고구마 포장하는 것도 쉽지 않네요. 용인에는 고구마재배하는 곳이 많지 않아 농협에서 고구마 상자를 팔지 않는답니다. 몇개 안되는 것을 별도로 만들

수도 없고, 감자상자나 라면상자에 넣기도 그렇고...고민하다 가까운 여주농협에 가서 사정하여 몇개 구해왔어요.. 여주고구마가 유명해서 높은 가격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궁여지책이죠..  가급적 혼동을 피하기 위해 생산자에 농장 고무인을 쾅 찍었답니다.

목요일부터 비소식이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달려오신 부모님..작년에 아버지께서 만든 도리깨로 콩타작을 하시네요.

어머니께서는 젊었을때 하시던 일이라 노련하게 도리께질을 하십니다 ㅎㅎ

작년에는 수확량이 0 이었는데 금년엔 많지는 않지만 제법 양이 됩니다 ㅎㅎ 크기도 굵어서 흐믓합니다.

추수가 끝난  넓은 논.... 어릴때는 축구공이 없어서 돼지 오줌통이나 새끼 묶어서 만든 공을 차고 놀았던 자연 축구장이었죠. 찜뽕이라고 손야구 비슷한

것도 하구요. 뛰다가 엎어져도 다칠 염려도 없고...지금은 마을에 뛰놀 아이들이 없어 항상 적막하답니다. 

 

 

이제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면 추워진다니..가을도 이제 마지막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