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하루

아버지가 만드신 도리깨로 콩타작을 한 날

해바라기요양원 2010. 12. 22. 19:11

 오늘은 봄날처럼 날씨가 화창합니다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고 바람 한 점 없네요.. 미루고 미루던 콩 타작을 하기로 했습니다. 한 달 전에 수확을 하려고 벨 때 보니

콩 깍지가 제대로 여문 것이 없어서 탈곡할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심은 것이니 털어 보기는 해야겠죠. 어젯밤 전화를 했더니 아버지가 오셨습니다.

 이번 콩 수확을 위해서 아버지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하신 도리깨... 아버지도 젊었을 때 까지는 시골에 사셨지만 농사에 뜻이 없어서 옆에서 도와만 주셨을텐데

그 실력을 발휘해서 도리께까지 만드시는 것을 보니 놀랍네요. 이렇게 정성을 들였는데 콩농사가 잘됐으면 얼마나 더 좋을까요 ㅎㅎ

 도리깨질... 동영상으로 찍어 봤습니다 ㅎㅎ 도리깨질은 아버지가 하시고 저는 보조로 콩다발 발라오고 뒤집고... 기술은 필요없고 몸으로 때우는 일이죠 ㅋㅋ

 

저렇게 많이 털었는데 콩이 얼마나 나왔을까요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 없다는데... 이건 먼지만 나오니 ㅠㅠ

 콩을 선별하기 위해서 바람에 날려 봅니다.

 무거운 콩은 가까이 떨어지고 가벼운 먼지나 껍질은 멀리 떨어지고....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과학적인 방법이죠

심은 종자만큼도 나오지 않았네요 ㅠㅠ 이 정도는 작년만해도 콩 3포기만 해도 나올 양인데... 작년에는 비교적 재미를 봤는데 올해는 꽝입니다...

농사만 지어 먹고사는 사람들은 정말 힘든 한 해 입니다. 벼농사, 밭농사 모두 최악의 해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데 북한주민들은 어떨까요? 보릿고개는 고사하고 1-2월 넘기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연평도에 포탄을 쏜 것은 아마도 막다른 골목에 든 쥐가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이겠죠. 하여간 잘 해결되서 이땅에 평화가 넘치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버지 솜씨로 만든 수제 명품 도리깨.. 오늘 역사적인 임무를 무사히 수행했습니다 ㅎㅎ 언젠가는 제가 만들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근접촬영을 해 봤습니다.

 앙상한 느티나무에 따스한 햇볕이 쏟아집니다. 멀리 아지랭이 피어오를 날이 빨리 와야 하는 데...

 비닐 아래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요?

 갓이 심어져 있네요 ㅎㅎ 진도에서 길가에 자라는 토종갓씨를 받아다 뿌렸더니 싹이 났습니다. 벌써 두달이 지났는데 추워서 더 이상 자라지는 않네요.. 좀 더 따뜻해

지면 쑥쑥 자라겠죠. 약간 코끝이 찡하게 매운 갓김치 먹을 생각에 침이 꼴깍.. 넘어 갑니다

갓꽃... 꽃 모양만 보면 유채꽃과 비슷하죠.. 진도농장 옆에 이렇게 피어있길래 뭔가 물어 봤더니 토종갓이라고 해서 씨를 받아온 것이랍니다 (2010.05.06 찍은 사진)

비워뒀다 한 참만에 다시 온 농장,,, 다행히 문제는 없네요.  이제는 모든 수확이 다 끝났습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한파가 온다는 데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