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하루

직접 키운 배추로 김장하기(1)

해바라기요양원 2010. 12. 4. 23:36

8월 20일에 심은 배추입니다. 금년에는 날씨가 안좋아 배추 한포기가 15,000원을 넘나들어

나라안이 떠들썩한 때가 있었습니다. 어떤분은 김치를 꼭 배추로 담궈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양배추로 배추 담궈도 되잖아요. 라고 허무 개그를 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헤집어 놓은 사건도 있었죠.

 이 배추가 파란 만원짜리 한장에 빨간 5천원 짜리 지폐 한장을 줘야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돈다발이 땅에 누워 있는 느낌이었죠 ㅎㅎ

 미루고 미루던 김장을 하려고 배추를 뽑아 다듬어 놓았습니다.

 파란 배추잎은 우거지를 만들려고 따로 다듬어 놓았습니다. 

 우거지를 삶는 것은 제 담당입니다. 큰 가마솥에 물을 끓입니다.

 어머니는 점심을 준비하시네요. 우리 어머니만이 맛을 낼 수 있는 동태찌게를 하시려고

무우를 다듬고 계십니다. 

 아버지는 밭에서 배추를 뽑아 열심히 나르고 계십니다. 지난 2주간 연못에 물이 얼 정도로

추워서 혹시라도 얼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했는데 다행히 무사합니다.

 가마솥에는 우거지를 삶고 있습니다.

 표정이 안좋은 사람을 보고 '우거지 상'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우거지가 그렇게

표정이 안좋은가요? 이쁘가만 한데요

 오후에는 누나와 동생 부부가 가세하여 김장준비를 합니다. 쪽파 다듬고 미나리 다듬고..

작은 가마솥에는 돼지고기를 삶고 있습니다. 김장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이죠.

 우리집안의 일등요리사 매제가 배추를 절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제주도로 출장을

가는 바람에 우리집 김장을 오늘로 연기할 수 밖에 없을만큼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요리지존입니다.

 자세가 남다르지 않습니까?

 이렇게 파란 잎이 있어야 맛있는 배추라며.. 배추감정에도 일가견을 발휘합니다.

소금물에 담궜다가 소금까지 뿌려 놓으니 풀죽은 배추가 되고 있네요.

 드디어 돼지고기도 삶아지고

 조촐하게 저녁식사를 합니다.

이번 김장은 우리 가족의 합작품입니다.

심을 땅을 고르는 것은 둘째매제가

심는 것은 제가

키우는  것은 아버지가

절이고 김장하는 것은 첫째 매제가

부재료 협찬과 심부름은 자형/누나/ 동생들이 맡았습니다.

 

내일은 본격적으로 김장을 하는데

오늘 내일은 날씨도 따뜻해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