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농부

호박이 덩굴째 굴러온 날

해바라기요양원 2010. 9. 15. 21:45

 호박을 심어 놨더니 땅이 비옥하고, 날씨가 무더워서 그런지 덩굴만 무성하고, 기대하던 호박은 구경조차

할 수 없어서 속으로 무지....(젊잖은 체면에 심한 소리 할 수 없고 ㅠㅠ) 했답니다.

 

며칠 날씨가 서늘해지자 호박잎들이 풀이 죽어가서 무성했던 잎들 사이가 들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하는 마음에 자세히 살펴 보았더니 개울 건너편 호박잎 사이로 늙은 호박이 보입니다.

(디카를 깜빡해서 핸펀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안좋네요)

 사다리를 놓고 개울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덩굴이 무성합니다. 호박을  반대편에 심었는데 이곳까지 덩굴이 뻗어 나왔습니다 심지어는 개울물 속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무지 시원합니다. 도룡농이 사는 깨끗한 물입니다. 오시는 분들이 저기 가서 놀고 싶다고 하시니

내년에는 내려오는 계단도 만들고, 모래주머니로 물도 막고, 의자도 몇개 가져다 놓으려고 합니다.

호박덩굴이 개울 위를 가로질러 자랄 수 있도록 끈을 잘 매줘야겠습니다. 그러면 그늘이 생겨서

더 시원할 것 같습니다. 거의 반녕째 집고친다고 일 서투른 주인장과 苦樂..은 아니고 苦만 같이한

신발.. 잠시라도 목욕을 시켜줘서 시원할 듯 합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생각보다 크네요. 이 호박은 그래도 무거운 몸을 지탱할 잔 가지들이 있는데

 다른 호박은 오직 줄기 하나에 위태롭게 달려서도 이렇게 크게 자랐습니다. 대견합니다.

 드디어 호박을 무사히 구출해 왔습니다.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서 볼링공을 가운데 놓아 보았습니다.

얼핏 한개에 10 Kg은 나갈 것 같습니다 횡재한 기분입니다. ㅎㅎ

 호박 두개가 전부가 아니네요.. 쥐똥나무 안 깊숙히 두개가 또 자라고 있습니다.

급 미안해집니다. 호박아 그동안 덩칫값 못한다고 안좋은 소리를 했던 못난 주인장을 용서해 다오.

대신 사람들에게 맛있는 호박죽을 끓여줘서 네 이름을 드높여 주고..

네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호박씨들은 잘 키워서 후손들이 번창하게 할 것을 약속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