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하루

배추밭과 고구마밭 관리하고 있어요-누군가의 불행은 다른 누군가의 행운이죠

해바라기요양원 2011. 8. 23. 17:11

지난 주에 심은 배추밭입니다. 배추모종을 땅에 옮겨 심었더니 모종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몸살을 하고 있어요. 원래 있던 큰 잎은 말라죽고  새싹이 나와

자라고 있습니다. 온실안의 화초라더니...모판에 있을 때는 모두가 기세등등하게 잘 자랄 것 같더니 야전에 내 놓으니 며칠 못가서 生과 死가 갈리네요.

요런 것은 완전히 적응을 해서 새 땅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이제 쑥쑥 자랄거예요.

 요것은 몸살을 적게했나 봅니다. 새로운 환경이 모종과 다행히  잘 맞았나 봅니다.

 요 것은 완전히 죽어 버렸네요ㅠㅠ. 모판에서 모종을 뽑을 때 뿌리를 다쳤거나 심을 때 제대로 심지 않아 수분공급이 안돼서 말라죽었나 봅니다.

약 열개가 죽어 버렸네요. 삼백여개 중에 열개니 양호한 것 같아요. 죽은 자는 억울하겠지만요.

 이 때를 대비해 준비해 놓은 예비병력 아니 예비모종이죠.. 만약 죽은 모종이 없었다면 이 모종들은 밭에 심겨 보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죽임을 당해야 하는데

다행히(?) 죽은 것들이 있어 새 삶의 기회를 맞이합니다... 누군가의 불행은 다른 누군가의 행운이다.

 요 것은 죽이고 다른 모종으로 대체해야 할까요? 놔둬야 할까요???

 배추밭을 정리하고 고구마 밭으로 갑니다. 고구마 순이 무성히 자라서 고랑이 안보이네요.

고랑에 자란 고구마 줄기를 걷어 주고 너무 긴 줄기는 잘라줍니다. 식물은 키나 몸집이 커지는 영양생장과 열매가 맺히는 생식성장을 하는데

이제는 영양성장을 멈추고 생식성장을 해야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줄기를 그냥 놔두면 고구마는 '아! 아직 내가 살 날이 멀었구나' 생각하고 자기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에 계속 줄기나 몸집만 키우고(영양생장)

후손을 둘 생각을(생식성장) 안하기 때문에 줄기는 크지만 고구마는 캘 게 없습니다. 그

래서 '아! 이제 나도 다 살았구나.. 후손을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스트레스를 줘야 합니다. ㅋㅋ.

스트레스는 일차로 밤의 서늘한 날씨가 주지만 , 이차로는 이렇게 줄기를 잘라주고 괴롭힘으로서 추가로 줍니다. '이래도 정신 못차릴래? ㅋㅋ'

고랑에 있는 긴 줄기에 이렇게 뿌리가 달려 있습니다. 이 줄기를 그냥두면 여기에 고구마가 생겨 잔챙이 고구마가 달리고.그러면 원 뿌리에 갈 영양분이

줄어들어 원 뿌리에 달리는 고구마도 크기가 작을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이런 곁줄기는 과감하게 캐 내던지 자르던지 해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이네요

고구마 줄기를 정리하려고 요번에 개발한 신형 농기구..땡볕에 엎드려 낫으로 하려니 너무 힘들어서 서서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부숴진 걸래대에 낫을 묶어서

했더니 작업 속도는 2.5배 증가, 피로도는 5분지1......... 서서하니 너무 편합니다. ㅎㅎ

가뜩이나 하리도 아프고, 한손으로 낫질하려니 오른쪽 손목도 아펐는데 정말 편리하네요. ㅎㅎ.

그래도 한번에 두시간 하고 한시간씩 쉬고 해야하니 내일까지는 해야할 것 같아요 ㅠㅠ

 최첨단 신형병기 활..아니고 긴 낫을 이용한 고구마 줄기 정리..멋지지 않습니까? 그런데 위의 것을 실전에 활용해 보니 손잡이가 너무 불편해... 살펴보니

아래 위를 바꿔서 묶었네요 ㅠㅠ..다시 반대로 묶으니 편안해졌습니다 .

 

고구마 심는 비장의 무기, 줄기 정리하는 무기개발은 이만하면 됐고..이제 캐는 무기만 개발하면 되는데..쩝... 제일 어려운 관문이 남았네요.

 정원에 핀 백일홍이 피로를 싹... 가게 해주네요..

배추나 고구마나..사람이나... 시련을 겪어야 열매를 맺을 수 있고.. 누군가의 불행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행운이 될 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