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소박한 밥상

건강하게 살려면 슈퍼마켓을 탈출하라

해바라기요양원 2010. 2. 26. 18:10

슈퍼마켓을 탈출하라, 밥상 혁명

여성중앙 | 입력 2010.02.26 14:44 | 수정 2010.02.26 14:44 | 누가 봤을까? 40대 여성, 대구

 




'약식동원(藥食同源)'. 한의학에서 자주 쓰이는 말로 '음식과 약은 뿌리가 같다'는 뜻이다. 질柄을 치료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에 약만큼이나 음식 섭생도 중요한 법.

한국인의 밥상, 무엇이 문제일까?

원거리로 이동하는 나쁜 먹을거리 →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가 필요하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원거리를 이동한 먹을거리가 밥상 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25~27%에 그치고 있어 아이슬란드와 같이 사실상 농업이 불가능한 나라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밥상에 오르는 식재료 중에서 쌀을 제외한 거의 모든 먹을거리가 중국, 미국, 호주, 남아메리카 등에서 짧게는 수백 킬로미터, 길게는 수만 킬로미터를 건너온 것들이다. 식재료가 원거리 이동을 하려면 각종 화학 처리가 불가피하고 질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이를 극복하려면 국내에서 생산한 먹을거리를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는 운동이나 농민 장터가 열려야 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1970년대부터 지역의 농민들이 매주 한두 차례씩 지역의 시민을 직접 만나서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농민 장터가 계속되고, 캐나다와 독일 등에서는 도시 곳곳의 공터를 텃밭으로 활용해 자신이 먹을거리를 직접 농사짓는 '공공 텃밭'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아예 런던 시가 나서서 2012년까지 런던의 학교 급식, 공공 급식, 레스토랑에 쓰이는 식재료를 외곽 50킬로미터 이내에서 생산된 것으로 바꾸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강양구(33) 『프레시안』 과학·환경 담당 기자,
『세상을 바꾸는 21세기 생존 프로젝트 밥상혁명』 저자

과다 영양 섭취로 우리 몸이 막힌다 → 한 끼는 과일로, 물은 저녁에만 마시자


건강을 생각한다고 세끼를 꼬박꼬박 먹다 보면 영양 과잉 상태가 되기 쉽다. 많이 먹으면 먹은 만큼 많이 움직여야 하는데 가정과 직장을 오가며 충분한 운동을 하기는 어려운 노릇. 또 헬스클럽에서 한 시간 이상씩 운동을 하면 식욕이 더 당겨 또 먹게 된다. 게다가 말랑말랑하고 입에 살살 녹는 섬유질 없는 식품만 골라 먹다 보면 변비가 생겨 몸의 순환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적게 먹고 한 끼는 과일로 식사를 대신하자. 또 한 가지, 물은 저녁에만 마시자. 자연 건강 학자, 서양 의학자들은 대부분 물을 많이 마시라고 권하지만 자연식, 소식, 채식, 운동을 열심히 하면 물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체내 수분량을 유지할 수 있다. 오히려 안 좋은 음식과 물을 많이 섭취하다 보면 우리 몸은 축축하게 젖은 스펀지처럼 차고, 무겁고, 막히게 된다. 특히 비타민, 미네랄 등이 함유된 체액이 수분과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때때로 탈진 증세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식사 중이나 식후에 곧바로 찬물을 마시면 뜨거워야 할 소화액이 희석되고 식어버려서 불완전 연소가 되는 것처럼 소화 불량이 일어난다. 물은 소화할 일이 적은 저녁 시간대에 먹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태근(59) 녹색마을 자연학교 이장,
『녹색마을 자연학교의 참살이 건강비법, 밥상혁명』 저자

반찬이 없는 일품요리가 점령한 우리의 밥상 → 반찬 가짓수를 늘려라


현재 한국인 밥상의 문제점은 3S, 즉 'Simple, Speedy, Spicy(sweet & salty)'로 요약할 수 있다. '심플'과 '스피디'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은 바쁜 생활로 밥상을 차리는 데 들이는 시간이 자연히 줄어들면서 3첩에서 9첩까지 밥, 국, 김치, 장류, 찜류, 찌개 등 기본 음식을 제외한 나머지 반찬의 종류와 가짓수에 따라 첩을 구분했던 우리네 전통 밥상은 고사하고 한 가지 요리로 끼니를 대신하는 일품요리 식탁으로 변해 가고 있다는 것. 일부러 시간을 들여서라도 반찬 가짓수를 늘리고 한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들은 조리법을 서로 다르게 해야 우리의 식탁이 바뀔 수 있다. 한국인 밥상의 또다른 문제점은 바로 'Spicy'(sweet & salty, 자극적인 맛, 달고 짠 맛). 요즘 우리의 밥상은 식품 첨가물, 인공 조미료, 정제 설탕을 넣어 달착지근하고 감칠맛이 나거나 과도하게 맵고 짜서 혀를 자극하는 음식들로 가득하다. 『동의보감』에서는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신장의 기운을 상하게 해 뼈가 약해지고 매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정기가 소모되고,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수명이 단축된다고 했다. 멸치, 생강, 새우, 다시마, 마늘, 고추, 양파 등을 이용해 천연 조미료와 양념을 직접 집에서 만들어 짜지 않게 음식을 조리하고 자연 상태에 가깝게 날것으로 먹거나 찌기, 굽기, 데치기 등 단순한 방법으로 조리하는 것이 좋다.
이지현(34) 청구경희한의원 한의사

식원성 증후군을 일으키는 가공식품이 아이를 해친다 → 당분 섭취를 줄여주는 생협 친환경 식품을 이용하자


인공 설탕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이나 인공 감미료가 포함된 냉동식품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산만하고 과격한 성향을 띠는 '식원성 증후군'과 같은 성격 장애나 '소아 비만' 상태에 빠진다. 최근 5~6년 사이 우리나라 소아 비만율이 아시아권에서 1~2위에 오른 것만 봐도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슈퍼마켓에 가면 신선한 식재료들보다는 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가공식품과 과자, 빵류, 각종 가당 음료수들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제품을 사다 음식을 하고 식탁을 차리다 보면 체내에 당분이 과잉 섭취되면서 정상 혈당치를 유지할 수 없어 식원성 저혈당증이 오거나 체내 칼슘이 감소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원재료가 정확히 무엇들인지 확인할 수 없는 가공식품, 인스턴트식품을 멀리하고 다소 비싸더라도 친환경 식품, 유기농 식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데, 이런 식품들은 아무래도 마트나 슈퍼마켓에는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지 않다. 조금 비싸더라도 직거래를 주로 하는 조합 형태의 구매처(한살림, 녹색연합, 두레생협 등)를 이용해 보자.
김연수(45) 한국푸드테라피협회 대표

기획 조유미, 강민경, 이지혜 | 포토그래퍼 문덕관, 문소림 | 여성중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