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농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장을 담궈 봤어요(1)

해바라기요양원 2011. 2. 20. 21:00

오늘은 일년중 맛있는 간장을 담글 수 있다는 날 이네요. 장은 음력으로 12지(子,丑,寅,卯....) 중 午(말) 일에 담그는 것이 좋다고 하며 그 중에서 1월에 담그는 장이

정월장이라고 가장 맛이 좋다네요.. 집사람이 몇달 전부터 장을 직접 담궈 보겠다는 당찬 각오로 이곳저곳 눈동냥 귀동냥 하며 배웠습니다.

 

메주는 직접 만들기 어려워서 백암에서 장을 만드시는 분으로 부터 한말을 구해 왔습니다. 4개로 돼있는데 메주를 짝수로 담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근처 농협마트에서 1개를 더 사와서 총 5개를 준비했습니다.

 

장 담그기 며칠 전에 깨끗이 씻어

 양지바른 곳에 바짝 말립니다.

 

 하루전에 소금물을 만듭니다. 원래는 약수로 해야 하는데 이 근처에는 좋은 약수가 없어서 생수를 사용했습니다. 소금은 몇년전에 압해도 소금을 구해서 간수를 빼놓은

것을 사용했습니다. 소금 4 Kg에 물 20 리터를 붓고 잘 저어주니 소금이 스스르 녹네요.

 

장 담글때 주의할 사항은 소금물 양과 소금의 농도죠...

 

정월장이 맛있는 이유는 소금을 적게 넣어도 되기 때문에 짜지 않아서랍니다. 정월 지나서 장을 담그면 소금량을 더 늘려야 하기 때문에 짜게 됩니다.

또 소금물양을 적게 넣으면 간장량이 적어지지만 된장이 맛있어지고, 소금물을 많이 넣으면 간장량이 많아지지만 된장이 맛이 덜하기 때문에 소금물 양을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금물을 하룻밤 놓아두니 불순물이 가라앉고 위로 이물질들이 떠올라 있습니다. 베 보자기로 이물질들을 걸렀습니다.

 계란을 씻어 소금물에 넣어보니 윗부분이 500원 동전만하게 남게 둥둥 떠있네요. ㅎㅎ

깨끗이 소독한 항아리에 메주를 넣습니다. 예전에는 짚에 불을 붙여 항아리 속에 넣어 태워서 항아리 안에 있던 잡균들을 없앴다는데 지금은 그게 쉽지 않으니 2-3일전에

락스로  닦고 물로 잘 헹궈서 햇볕 잘 드는 곳에 바짝 말려두었습니다.

 메주 5개가 들어 있습니다.

 준비한 소금물을 붓습니다. 항아리가 적지나 않나 걱정했는데 딱 맞네요 ㅎㅎ

 숯을 넣기 전에 불에 구워서 숯속에 있을 지 모를 나쁜 성분들을 없앱니다.

 숯과 고추를 넣습니다.

 뚜껑을 덮고 옆을 테잎으로 둘러 놓았습니다. 장독 뚜껑은 햇볕 좋은 날은 열어두고 밤에나 비오는 날에는 닫아두고 해야 하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니 이런

현대식 장독 뚜껑이 좋을 것 같습니다. 뚜껑옆에 구멍이 나있어서 바람도 잘 통할 듯 합니다. 

이렇게 40-50일을 두었다가 간장과 된장으로 분리를 하면 맛있는 장이 된다는 데 정말 그럴지 기대가 됩니다.

평생 이런 것은 안해봤던 집사람이 용감하게 도전해서 만든 장이니 더 맛있게 익기를 기다려 봅니다.

 

시중에서 파는 된장은 대부분 수입산 콩(유전자 조작이 의심되는...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인체에 나쁘다는 증거는 없다지만 왠지 마음이 꺼림칙한)으로 만들고

게다가 양을 늘리기 위해 밀가루를 섞고. 더우기 각종 화학첨가물을 넣기 때문에 형편이 된다면 집에서 만들어 드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작년에는 날씨가 안좋아 콩도 워낙 적게 열려서 메주값도 전년에 비해서는 비싸답니다.

비싸다고 하지만 생산비나 과정을 생각해 보면 터무니 없이 싸다는 것을 알게 되네요..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보자면 콩도 농사 짓는 것보다 사서 드시는 것이 훨씬 싸답니다.

 

오늘이 음력 1월 18일... 달이 밝습니다.